세계화 시대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어떻게 준비하고 성공시킬 것인가?
김신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임상시험 글로벌 선도센터 책임연구자
임상시험의 세계화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한 경로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주하고 과학성, 윤리성 측면에서 표준화된 임상시험 환경을 adoption하는 것이다. 또 한 경로는 우리 것을 가지고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주도하여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 국제적인 주관연구자(principal investigator)를 배출하며,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하는 그런 세계화를 의미한다. 이제까지 우리의 임상시험이 첫 번째 경로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 두 번째 경로, 즉 우리가 중심이 되어 진행한 임상시험이 국제적인 권고안과 환자의 치료에 변화를 가져오는 그런 적극적인 의미의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주도임상시험(IST, Investigator-Sponsored Trial)은 연구자가 임상시험의 기획, 프로토콜 개발. 임상시험 수행, 결과보고 등,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을 주도하고 책임지는 임상시험으로, 제약사 등이 연구자에게 의뢰하는 임상연구, 즉, SIT(Sponsor‐Initiated Trial; 스폰서주도임상시험)의 대비되는 개념이다. 연구자가 임상 상황에서 발견한 medical unmet need에 주목하여 특정 의약품의 알려지지 않은 효능 또는 안전성 등을 확인하거나, 새로운 치료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하고자 할 때 수행된다. 이 경우 관련 제약사에도 이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연구자들은 많은 경우에 해당 연구자임상시험에 대한 제약사 등의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때로는 제약사 등의 필요에 의해서 특정 연구자에 연구자임상시험 수행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 경우도 제약사 등은 의뢰자의 책임을 갖지 않으나 여러 형태의 지원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이 더욱 활발해져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규모, 다국가 임상시험도 연구자주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본 강의에서는 연자의 그간 임상시험 주도 및 참여 경험을 공유해보고, 세계화 시대의 임상시험을 우리 연구자들이 어떻게 주도해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환자에 대한 열정, 헌신도, 성실함 면에서 세계의 어느 연구진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의 연구진들이 병원과 학교, 그리고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 가운데 국제적인 임상시험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국내를 넘어 전세계 환자들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그런 날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