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매스컴이나 인터넷 상에서 ‘간헐적 단식’이라는 다이어트법이 소개되고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하여 많은 사람들이 유행처럼 시도하고 있다.‘1일 1식’ 다이어트는 일본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쓴 ‘공복이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책이 우리나라에서 작년 가을 ‘1일 1식’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유명 연예인들도 ‘1일 1식’으로 몸매 가꾸기에 성공했다는 일화들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방송에서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당뇨병, 치매, 암을 예방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배가 고플 때는 성장에 관여하는 IGF-1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손상된 세포를 치유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기 때문에 노화 속도를 늦추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당뇨병 환자들도 의료진들에게 ‘간헐적 단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경우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 식사요법이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과연 의학적으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간헐적 단식’의 대표적인 장점은 식사량을 줄임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보통 성인이 하루 1,800 kcal 이상을 섭취하는데, 하루 1끼, 600~800 kcal 정도로 식사량을 감량하게 되면 당연히 살은 빠지게 된다. 이것은 단식원에 들어가서 단식함으로써 살을 빼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나구모 박사는 ‘1일 1식’의 장점으로 체중 감소 효과 외에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1일 1식’의 장점이 아니라 소식(小食)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식이 몸에 좋고, 장수 유전자를 발현시킴으로서 노화를 막아준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서 입증되어 있는 정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하루 세 끼를 소식한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증명되어 있는 것으로 ‘1일 1식’으로 소식하는 것이 노화 방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장기 임상 데이터는 없다.당뇨병 환자가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면 어떤 문제점들이 있을까? 식사요법이란 평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을 해서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대개 폭식을 하게 되기 쉽고, 배고픔을 참기 어려워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당장은 살이 빠지는 것 같더라도 평생 ‘1일 1식’을 하기는 어려우므로 어느 시점에서 중단하게 되면 그 전보다도 더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 ‘1일 1식’으로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면 몸에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 비타민이나 칼슘과 같은 미네랄을 음식을 통하여 충분히 섭취할 수가 없다. 단백질도 최소 1일 50~70 gm 정도의 섭취가 필요한데, 한 끼 식사만을 통하여 그만큼의 단백질을 섭취하기는 어렵다. 장운동에 도움을 주고 필수영양소와 식이섬유의 중요한 공급원인 채소류의 섭취도 부족해지기 쉽다. 노년층에서는 단백질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기 쉽고, 이로 인해 면역기능 저하, 근육량 감소, 호르몬 결핍 등 많은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요법으로 혈당조절을 하게 되는데, 대개의 약제들은 1일 3식을 기준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어 1일 1식을 하게 되면 저혈당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어 위험할 수 있다.결국 요점은 전체 식사량과 건강한 식단 구성의 문제이지, ‘1일 1식’과 같은 식사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간헐적 단식’ 식사요법은 특히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 필수영양소의 공급에 있어 영양 불균형 상태를 일으키기 쉽다. 당뇨병 환자에서 의학적으로 가장 좋은 식사요법은 하루 세 끼 제대로 된 식사를 때에 맞춰 먹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칼로리를 포함하고,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가 풍부한 채식 위주의 식단과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으로 인하여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1일 1식’과 같은 ‘간헐적 단식’보다는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하여 하루 세끼를 적당하게 먹는 고전적인 방법이 가장 적절한 식사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혹시 지금 식사요법을 고려하고 있으시다면 ‘간헐적 단식’과 같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지 못하고 위험할 수 있는 방법에 현혹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여 본인에게 잘 맞고 건강하며 혈당 조절 및 당뇨병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식사요법을 선택하여 실천하시라고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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